분류 전체보기
이름이 뭐니?
생일
원주에 도착해 어머니를 만났다.
이틀 동안 김장을 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내일이 어머니의86주년 생신인데
흩어져 살다보니 오늘 생일상이 차려졌다.
월남쌈에 훈제오리에 불고기 오징어 무침까지
앞으로 생일상이 몇번 더 차려질지는 미지수다.
숟가락을 잡고도 입으로 옮기질 못하니
자식들이 일일이 챙겨 드시게 하고
약도 그렇게 어렵게 드시게 한다.
하루에 몇마디나 말을 하는지 셀 정도로
말수도 줄고 그저 빤히 쳐다보는 것이
인사다.
하나에서 열가지 누이들의 손끝에서
어머니의 삶은 연장되고 있다.
그렇게라도 어머니와의 끈을 붙잡고
있기에
형제들의 끈 또한 븉어서 끈끈한 정을
나눈다.
세월이 흐르면
감사함으로 옛 얘기들을 나눌 수 있기를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끈이
꼭 붙어서 서로를 돌봐줄 수 있기를
늘 아쉬운 자리로 남는 가족 모임이 된다.
모두들 건강하게
늙자~

'어머니의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 (0) | 2025.04.04 |
---|---|
어머니의 기억 저편엔 (0) | 2024.05.12 |
봄이 오는 길목 (0) | 2024.03.03 |
침묵 (0) | 2024.02.22 |
어머니의 세상은 단순해 (0) | 2020.10.03 |
훨훨
가을인가?
마음속에 풍선 하나가 들어 앉았다.
아린듯 구멍이 난듯
채워지지 않는 공허는
그것을 채우려 무언가를
끌어 당기려 한다.
때로는 허전함으로
때로는 치졸함으로
그것을 비우려하니 헛헛함이
들어 읹았다.
가끔은 한적한 오솔길로 들어가
사색의 시간을 즐기고
가끔은 드넓은 백사장이 있는 바닷가에서
모래에 추억들을 새기며
채워지지 않는 것들을 채우고
일상으로 돌아 온다면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워질텐데
여행을 다녀온 것이 언제인지
아련한 저편의 기억속에서 손짓하고 있다.

서리
직박구리
김장을 한다는 것은
처제네 김치통 차에 싣고
아내와 처제랑 시골로 향했다.
시골에 도착하니 두노인네가
벌써 배추를 수확해 옮기고 있다.
110포기를 잘랐다고 아내가
투덜대고 20포기는 남기기로하고
배추를 절인다.
배추를 절이고
다시마와 북어대가리 함께 넣고
육수를 우려내고
쪽파와 파 다듬어 씻고
갓 씻고,무우 다듬어 씻고
두꺼비가든으로 이동해 돈가스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장모님이 휴대폰을
식당에 두고 오셨단다.
다시 식당으로 가서 휴대폰 가져오니
그 사이 절이는 배추를 뒤집어 놓고
썰기작업에 들어간다.
옆에서 마늘을 절구에 넣고 빻는데
마늘이 튀어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썰고,빻고 8시가 지나서 재료준비가
끝날 즈음 절인 배추를 먹어보니
순이 죽어 있다.
다듬고 씻고 창고에 들여놓고
오늘 일과 마무리
농부가 김장을 한다는 것은
일년 농사를 마무리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혹자는 마늘 농사다 양파 농사등으로
겨울 농사를 시작하기도 한다.
마늘을 심으려 했던 마음을 접었다.
밭에 다시금 퇴비와 비로와 소독제등을
뿌리고 밭을 갈아야. 하고
비닐을 다시 씌우고 마늘을 심어야 하는데
기계도 없고 빌려서 하자니 부담되고
신세지기도 싫고 일년 농사를 지어보니
먹는거외에 남는 것이 없다.
내년 농사도 마음에서 서서히 접자로
기울고 있다.
지을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 농사가 아닐런지
짓는 사람은 힘겹게 짓고 힘겹게 수확을
하는데, 가져가려는 이들은 그냥 주길 원한다.
그것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가져간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그렇게 주었으니
그것이 당연한게 아니냐는듯
마음으로 기쁘게 나누고 싶지만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하고보니
즐거움보다 내가 왜라는 의문이 나를
멈추게 한다.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면 기쁨이 되었겠지만
"힘들게 왜 농사 지어~사서 먹으면 되는데~"
그러면서 그냥 가져가는 것을 보니 화가 날밖에
그래 나도 사 먹을란다
말만 이쁘게 했어도 그냥 줘도 기뻤을텐데
돈 받고 팔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김치통 네개나 가져와서 사 먹을테니
해 달란다.
그걸 받아주는 와이프
난 김장 안할란다.
그러면서도 오늘 해줘야 할 건 다 해주고 왔다.
내일 양념 버무리고 바르고 통에 넣으면
끝날 일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 알아서 하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주 누이들에게 배추 60포기를
뽑아다 가져다주고 아직 뽑지 않은 고춧대와
구멍이 뻥 뚫린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교체해주면
시골에서의 올해 일은 끝이 난다.
내년엔 농사 포기
내일에 전념해야지
농사 한해 더 지으면
우애고 뭐고 다 깨질 판
그러느니 나도 사 먹는게 편하겠지
농사
아무나 하는게 이니야~
나눌 마음 없으면
손해 볼 마음 없으면
짓지마세요~
겨울을 준비해야
옆 골목에서 인도 블룩을 새로 깔고
도로 정비를 하느라 장비 소리가 시끄럽다.
겨울나기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들 돌아 간다.
이끼들을 키운지 6개월이 지나가는 듯 하다.
이끼 사이에 소나무들도 푸르름을 유지하며
잘들 지내고 있다.
모판의 토층이 얕아 소나무들이 겨울을 잘 나게될지
걱정스럽다.
시골 밭으로 이식을 해서 드넓은 자연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아침,저녁으로 앞에 앉아 바라보며
멍을 때리는 버릇이 생기다보니 아직은
옆에 두고 바라보고 싶다.
오후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어
시골 배추밭이 눈앞에 아른 거린다.
수확을 일주일 남짓 남겨둔 상태라 비를
맞으면 안된다고 한다.
농사를 짓다보니 마음이 넓어 지는 것이
아니라 억울함이 생겨 난다.
그래서 이뻐했던 이들이 이뻐보이질 않고
편견을 가지고 보는 나를 본다.
마음을 내려 놓자고 스스로 달래보지만
쉽지 않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다시 농사에 손을 댈지는 미지수다.
연한 초록의 물결이 밭을 덮는 것을
보는 것은 즐겁고 기쁜 일이지만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키우고 농부의 땀방울이 건강을
더해주고 잘 자란 곡식은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다.
거기에 나의 못난 편견이 들어 간다면
그 식탁은 맛없는 식탁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을 잘 보내고
편견도 버리고
다가 올 봄이 풍성함으로 거듭나길
모두를 이뻐하며
봄꽃과 조우하길
하우스에 비닐을 새로덮고
겨울을 맞이 하자


일차 작업 종료
동바리에 발판?
멍에도 없고
멍에는 다음 작업에 한다.
이번 작업은 보에만 집중된다.
올리려했던 멍에는 아침에 올리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일손이 노는 꼴이 되었다.
빌판 작업 마치고 들썩이는 발판 고정하고
외부 보강작업하고 11시쯤 되니
일꺼리가 없어 작업자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
점심식사를 하라고 보내고
사무실 들려 이른식사를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올라와 최종점검
흔들리는 보등을 고정하는 작업과
틀어짐등을 보정하고 나니 한시
앉아있는 작업자들을 뒤로하고
사무실에 내려가니 소장님 안색이
좋질 않다.
사람들을 내려오라하고 작업을 종료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투입인원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한다.
아침부터 크레인 작업에 중복된 작업구간등을
고려해 일찍 마무리를 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디는 말씀을 드렸고 필요하다면
발판등은 목수팀에 이양하고 동바리만 하든가
빠지겠다고 다른팀을 구하시라했다.
몇품이 더 들더라도 호율적인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테니까
작업서류를 두고 현장을 나섰다.
일주일 후에 결재를 받기로하고
사람은 나에게 돈을 벌어주는 사람인지
돈을 빼앗아 가는 사람인지 제대로 판단을
해야 한다.
눈앞의 손실이 후에 득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을 판단할때까지
예전 같았으면 은퇴해서 뒷방에 앉을 나이
지금은 젊은 축에 속하는 나이
크게 욕심 부리지 않으려 하는데.
그 마음 알아주는 이가 많지 않다.
오늘도 무사히 작업을 마친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