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오늘 퇴원을 하시고 누이의 집으로
가셨다.
생명 연장선을 배에다 꽂고...

병원에서 보름 남짓
그동안 자매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는 어머니를
모시는 동생과
수술을 통해 위로 식사를 공급해야 한다는
언니와 동생간의 충돌은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

아직은 의식이 있고 자식들을 알아보기에
입을 통해 음식을 주고픈 마음이 많은 동생과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면 고통만 있을뿐이라는
의견 충돌은 수술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매들은 의가 상했다.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먹는 즐거움을 빼앗은 것에 대한 원망
먹는 고통을 덜어드린 것에 대한 안도

어머니 앞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겠냐는
물음엔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물은 엎질렀고 의는 상했다.

수습이라는 것을 하고 있지만
또 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살아서 옆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음식을 먹지 못하더라도
가끔씩은 입안에 믐식이 들어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도돌이표 의문만 남아 있다.

내가 환자라면
자식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
위를 뚫는 선택을 할까?

그렇게 연명하고 싶지 않은 지금의
마음이 잘못된 것일까?

어머니의 생각을 읽을수 없음이
안타깝다,

후일
우애 좋은 가족으로 남기 위해서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이며
어머니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한다.

그날이 오기전에 웃으며 서로를
보듬어주는 자매들이 되길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긴 병에 형제간에 의로움은 남아 있길

투닥거려도
모두가 내. 가족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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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도착해 어머니를 만났다.
이틀 동안 김장을 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내일이 어머니의86주년 생신인데
흩어져 살다보니 오늘 생일상이 차려졌다.

월남쌈에 훈제오리에 불고기 오징어 무침까지

앞으로 생일상이 몇번 더 차려질지는 미지수다.
숟가락을 잡고도 입으로 옮기질 못하니
자식들이 일일이 챙겨 드시게 하고
약도 그렇게 어렵게 드시게 한다.

하루에 몇마디나 말을 하는지 셀 정도로
말수도 줄고 그저 빤히 쳐다보는 것이
인사다.

하나에서 열가지 누이들의 손끝에서
어머니의 삶은 연장되고 있다.

그렇게라도 어머니와의 끈을 붙잡고
있기에
형제들의 끈 또한 븉어서 끈끈한 정을
나눈다.

세월이 흐르면
감사함으로 옛 얘기들을 나눌 수 있기를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끈이
꼭 붙어서 서로를 돌봐줄 수 있기를

늘 아쉬운 자리로 남는 가족 모임이 된다.

모두들 건강하게
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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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제천의 한 카페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이 흐른다.

흐르는 시간속에서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사라져 간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어머니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은

식사를 하실때,식사를 마친 후

그리고 자식들이 찾아와 외출이라도 할때이다.

가끔 

어머니를 만나면 어머니를 귀찮게 한다.

"내가 누구야?'

"이 사람은 누구야?"

"가고 싶은 곳은 어디야?"

돌아오는 답은 단답이거나 들을 수 없는 침묵이다.

"아들~"

"며느리~"

"사위~"

아토피로 가려움을 심하게 느끼는 체질이라

가려우면 긁지 않고는 버티지 못한다.

엉덩이 주위는 살이 떨어져 나가고 상처가 아물만 하면

또 긁어 상처가 재발하곤 한다.

어머니의 기억은 어쩌면 어머니가 생각하는 가장 어린시절로 

돌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제천에서의 기억들을 떠 올리면서 

"의림지 가자~"

노래 아닌 노래를 부르던 시간들이 어느새 일,이년이 지나 갔다.

이제는 어디 가자는 소리를 안하신다.

멀어져가는 기억들 속에 

어머니의 시간은 어디를 헤매고 있는 것일까?

이젠 어머니의 사후를 이야기 한다.

돌아가시면......

어디에 모실 건지..

장례 절차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동생의 고통 또한 작지 않음을 알기에

그 또한 걱정이 된다.

살아가면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복이라고 했다.

동생들이 아픔도

떠나가는 어머니가 가슴에 남아 슬픔의 세월을 보내야 할 가족들도

조금은 준비가 필요할 때이다.

사랑으로 자식들을 위해 살았고

십수년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함께하는 추억이 하나 둘 더 생겨날 수 있도록

뵐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어야겠다.

 

밤이 깊어 간다.

어머니의 방이 그리운 시간이다.

조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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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더니 금새 녹아버린다.
꽃샘 추위라도 하려는듯 영하권을
맴돌던 낧씨가 오늘은 물방울이 되어
흫러 내린다.

원주를 다녀 왔다.
하루는 현장을 확인하러
하루는 어머니를 만나러

현장은 작은 변수가 있지만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 시공에 큰 문제는 없을듯 하다.

어머니는 아직 자식과 형제들을 알아보시지만
말이 없어지셨다.

말을 시켜도 빤히 쳐다보고
'아들''동생''좋아서~'등 단답으로
끝이 난다.

어머니의 기억은 어디에 머무르고 겨실까?
20년전?
30년전?
아니면 더 멀고먼 7~80여년전?

가끔은 엷은 미소가 입가에 보인다.
자식들이 재롱아닌 재롱을 보이거나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때 엹은 미소가
어머니의 얼굴을 환하게 한다.

따듯한 시간이 오면 몇번의 외출이
가능할까?
외출을 하면 좋다고 한맏쯤 하실까?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음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하다.
어머니의 막내동생인 외삼촌과
외숙모가 오랜만에 어머니를 보고
같은 마음을 느꼈나보다.
''얼마 남지 않으신듯 하네''
안스러운 눈길로 누나를 바라본다.

완연한 봄이 오면
작은 추억 하나
작은 추억 둘
더 만들어 드리고
내게도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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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서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환자용 침대에 누워 티비를 보다
잠을 자다를 반복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는 건
몇년째  그렇게 첫인사를 해왔기 때문일게다.

이제는 식사 시간과 한시간 남짓 욕창 방지를
위해 하루에 세번 휠체어에 앉는 시간이
일어나 있는 시간이 아닐까?

가끔은 성경책을 읽으시던 모습도
손뼉을 치며 노래하던 모습도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표현을 하지 못하니 알길이 없다.

아직 자식들,사위들을 기억하고 있음이
고마울 뿐

지쳐가는 누나와 동생들
그러면서도 어머니 돌보기는 포기가 없다.
때로는 짜증과 원망이 표출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한결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내면 쌓이고 쌓이는
스트레스
휴식이 필요할 때이지만 그러질 못하고 있다.

봄이 오면
웃음꽃을 피우며
조금은 행복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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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어머니와 함께 추석을 맞이 했다.
요양보호사인 동생은 시댁으로 하루전에 출발하고
아내와 내가 그 자리를 지킨다.
잇몸치료 때문에 죽외에는 드시지 못하시기에
우리도 음식 준비를 하지 않고 을씨년 스러운
추석을 맞이 했다.
아침 7시
어머니의 기저기를 바꿔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 한다.
허리를 다치신 이후로 스스로 걷지를 못한다.
보조기를 사용해도 발걸음 뛰기가 쉽지 않다.
침대에서 두손을 잡아 일으키고 발을 두세번
끌어 보조기를 잡게하고 일으켜 드리고
뒤에서 잡아 주어야 발걸음을 뗀다.

식탁까지 여섯걸음 남짓
의자에 앉으면 사과 갈은것 반쪽
두유 영양식에 단백질 한스푼
20여분의 식사가 이루어 진다.

식후 양치,식염수 가글
그리고 양약 복용
그리고 앉아서 티비 잠시 보시다가 보조기 의지해
침대로 이동해 자리에 눕는다.
누우시면 티비를 보시거나 돌아누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인기척이 나면 고개를 들어 쳐다보시고
다시 눕는다.
옆에 앉으면 한두마디 하시곤 다시 돌아 눕는다.

치매에 하반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불편함
그 불편함을 잊고 사신다.
4시간 정도의 텀을 갖고 기저기를 확인하다
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반쯤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빼려고 하니 아프다 하신다.
이젠 창피함도 잊었다.
물티슈로 닦으면 차갑다 하면서도 잘 참는다.

그러다보면 점심시간
죽을 따듯하게 해서 드리면 몇수저 뜨고
먹기 싫다 한다.
이거 다 먹어야 두유 준다 하면 또 수저를
들어 두어 숟갈 먹고 투정
두세번의 실강이를 하면 한공기를 비운다.
그리고 두유영양식에 단백질 한스푼,양치,약

똑 같이 반복되는 저녁
잠들기전 기저귀 갈기
그렇게 하루가 간다.

불과 몇개월만에 자리 보전하는 몸이
되어 버린 어머니
당신이 아프다는 걸
잊고 내가 잘 챙겨 먹어야 너희 고생 안시킨다는
말로 위로를 한다.

당신의 시간은
어디서 멈춰 있을까?

그 속 마믐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지고 있을까?

자식 앞에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그 마음을 자식들은 얼마나 이해할까?

스스로 뒤 돌아보며
이슬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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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고 버겁기에 요양병원으로 어머니를 입원 시켰단다.
퇴원한지 하루,다시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마음이
편치는 않겠지만,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감당해야 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내릴 수 있는 옳은 결정이겠지?

언젠가 때가 되면 후회라는 말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육체적으로 괴로운 어머니나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형제들이나 현명한 선택이 되었길 바랄뿐...

서로가 상처로 남지 않길
헐뜯지 않길
신은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시련을 주신다는 걸

그래서 너와 난
감당하며 살아갈 거라고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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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새벽에 길을 나섰다.
사흘째 입원중인 어머니를 보러간다.
팔순이 넘다보니 이제는 멀쩡한 곳이 없는 것 같다.
치매로 경계선을 넘나들며 감정 폭발을 하고
장소 가리지 않고 소리 지르고
골다공증 때문에 뼈가 무너져 내리는 압박골절
3주전
화장실에서 나오며 옆구리가 아프다고 나오신 이후로
갈비뼈 금가고, 사흘전 검사에서 압박골절 진행
허리 압박대를 착용하고,기저기 차고
한시간에 한두번씩 찾아오는 빈뇨
잘 버티며 어머니 수발을 들던 동생이 폭발했다.

긴병에 효자 없다했던가
요양원을 알아 보잔다.

병원에 도착하니 출입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고
병실에서 내려온 누나랑 교대를 하고 병실을 찾았다.
출입구에서 발열검사,열화상 카메라가 앞에 보이고
그곳을 통과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오르니 출입증을
대야 열리는 입원병동
어머니와 재회를 하니 잠시후 화장실을 찾으신다.
기저기를 했으니 그냥 소변 보시라하니 한참후에 봤다고
기저기 갈아 달라 하신다.
어렵사리 기저기 갈기를 두 차례
그후 화장실을 찾아 세 차례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퇴원 수속
퇴원하고 동생집에 모시고 요양원을 알아보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노인이 되면
어릴적 기저기에 오줌,똥싸던 그때를 생각하라 했던가
노인이 되어 일어설 수 없다면 똑 같은 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원한다고 건강이 지켜지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해지는 시기
돌보는 이가 우울증에 홧병이 오고
그로인해 갈등은 커지고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아픈 결정을
해야만 한다.

요즘 요양원도 코로나19로 인해 방문해서
볼 수가 없단다.
그러기에 전화로 상담하고 다른 곳에서 만나
상담을 해야 한단다.
이제 서로의 생각을 모으고 뜻을 같이 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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