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외면을 받았던
그들이 깊은 숨을 고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날씨가 포근해지고
물을 주기 시작하자
머금은 물만큼 싹을 틔우고
세상을 향해 작은 손을 내민다.

초록의 숲속에
작은 계곡

그들이 꿈꿨을 세상은 아니다.

하지만
싹을 틔우고 세상을 향해
내민 손은 거두지 않는다.

그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그들은 싹을 틔우고 자라는
인고의 시간을 갖는다.

얼마후면
환하게 웃으며
그들만의 세상이 펼쳐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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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는 농부들의 준비가 한창이다.
트렉터가 밭을 갈고
관리기가 비닐하우스 안을 누빈다.

과실수 몇그루를 가져와 심어 놓고 간
수원댁

산과들에는 꽃이 만발하고
풀들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민다.

죽은듯이 잠자던 땅
구석구석 생명이 꿈틀댄다.

다 죽어 있던 나의 이끼들 사이사이로
작은 생명들이 올라오고 있다.
초록의 옷을 입고 수줍은 위출을 하고
조금씩 그들의 모습에 아름다움을
그들의 성장이 주는 감동은
대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한줌의 물이
발아를 돕고 성장을 촉진한다.
자연이 주는 생명을 풀이라는 이유로
제거하기도 하지만
작은 공간에서의 풀은
이쁘게 사랑을 받기도 한다.

그곳이 어딘가에 따라서
생명의 가치는 달라지고 있다.

인간의 삶도
이와 같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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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내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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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퇴색해
보잘것 없는 이끼

치워버리라고
짜증 아닌 짜증이 난 아내

봄이 아직 기운이 없어서
겨울이 쿡쿡 찌르는 걸 견디며

살랑 살랑 입김 불어 내면
햇살에 아지랑이 나풀 나풀 춤춘다.

잠든듯 미동없던 이끼들
시원한 물줄기에 화들짝 눈뜬다.

봄이 자릴 잡았다.
꼭꼭 숨어 있던 생명들이
이끼 사이로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반갑다~
잡초

반갑다~
새 생명

작은 생명이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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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하나 둘 잎을 키우는

이름이 뭐니?


계절을 잊은 건지
계절을 따라 가는 건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겨울에 새싹을 틔우고
줄기와 잎을 자라게 하는
신기한 모습에
하루의 인사를 나누는
벗이 되었다.


이름이 뭐니?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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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며칠 뒤에는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도
나왔다.

내가 키우는 이끼에 얹혀사는 잡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어쩔려구?"

꽃이 핀다는 반가움은 걱정으로 변했다.
봄에 피어나 오랫동안 살다가 씨를 퍼뜨리고
제 역할을 끝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지게될까 염려스럽다.

계잘을 혼동하고
계절을 잊고
생명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사그라지는 모습들은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늘에서만 자라던 이끼에 곰팡이가
가득하다.
맑은 공기를 선사하던 이끼는
버려지기 직전이다.

햇볕이 필요했던 이끼가
그 빛을 받지 못하니
몸부림 치고 있다는
흔적을 남긴 것 일게다.

자연은 변화에 민감하고
인간은 그 변화에 둔감하다.

과학의 발전이
산업의 발전이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주었을까?

과학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지만
날개를 꺾어 버렸고
산업은 지구의 새명을 병들게 했다.

인간은 자연의 생명들을
돌연변이로 만들었고
그것을 인간에게 돌려주고 있다.

"난 봄꽃? 아니면 가을 꽃?"
정체성을 잃고
어느날엔가는 자신을 잃게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제때 피고
제때 지는 꽃이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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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었나?
겉 보기에 잘 자란 것같은 배추
오늘 아침 배추를 갉아먹는 달팽이를
이십여 마리나 잡았다.

고랑 사이를 다니며 살피던 중에
뿌리가 녹아내리는 배추를
세포기나 뽑았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무름병약을
쳐야 한달 정도는 버티지 않을까?

보살피고 가꾸는 정성이 조금만
부족하다 싶으면 탈이 난다.

어제는 이웃의 탈곡기를 빌려
하루종일 깨를 털었다.
빌려온 기계가 중간에 약간의 말썽을
부렸지만 제조사와의 통화로 문제가
될만한 곳을 정비후 탈곡 하루를
끝냈다.

수확량은 세가마니 정도 되려나?
아직 널려 있는 들깨는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비가 그치고나면 다시 이삼일은 말려야하고
또 걷어 모아서 탈곡을 해야 한다.

품삯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농사지만
어른들은 한평생 그렇게 농사를
지어왔다.

내일 마지막 견적을 넣고 시골에 들어가
탈곡한 깨를 풍차를 돌려서 들깨만 선별해
말려야 한다.

그리고 달랑무를 수확해 총각김치를 담궈야
하고 깨가 마르면 운반후 탈곡

농사가 끝나는 시점은 김장김치를 담궈야
마무리 된다.

마늘 농사를 짓는다면?
밭을 갈고 10월말에서 11월초에 파종을
해야 한다.
내년 5~6월쯤 수확을 목표로~

농사를 짓는 것이 쉽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제때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일년 농사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농사를 배워가며 느끼는 것은 변해가는
기후와 농법이 어우러져 바꿔가야
망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시골 노인네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빗줄기의 강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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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산행에서 구경조차 못하고
양구로 원주로 하남으로 일을 다니기에
바빴다.

뒤늦게 송이가 보인다.
일을 가느라 가지못했던 구광자리
아내가 산에 올랐다.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는데 무음으로
해놓고 보지못하다가 전화를 받고
사진을 보았다.

이미 갓을 펴고있는 송이들
예년의 십분의 일도 안되게 송이가 나온다.

오늘 산에 올랐다.
아내가 하나
내가 하나
그리고 개암버섯 한봉지

비가 많이 내린다.
밭 골을 빗울이 넘쳐 흐른다.

꺾어놓은 들깨는 마르다 다시
빗울을 뒤집어 쓰고
흠뻑 젖어 버렸다.

이달 말쯤이나 타작을 하게되려나~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소리
밤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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