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네 김치통 차에 싣고
아내와 처제랑 시골로 향했다.
시골에 도착하니 두노인네가
벌써 배추를 수확해 옮기고 있다.

110포기를 잘랐다고 아내가
투덜대고 20포기는 남기기로하고
배추를 절인다.

배추를 절이고
다시마와 북어대가리 함께 넣고
육수를 우려내고
쪽파와 파 다듬어 씻고
갓 씻고,무우 다듬어 씻고

두꺼비가든으로 이동해 돈가스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장모님이 휴대폰을
식당에 두고 오셨단다.

다시 식당으로 가서 휴대폰 가져오니
그 사이 절이는 배추를 뒤집어 놓고
썰기작업에 들어간다.

옆에서 마늘을 절구에 넣고 빻는데
마늘이 튀어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썰고,빻고 8시가 지나서 재료준비가
끝날 즈음 절인 배추를 먹어보니
순이 죽어 있다.

다듬고 씻고 창고에 들여놓고
오늘 일과 마무리

농부가 김장을 한다는 것은
일년 농사를 마무리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혹자는 마늘 농사다 양파 농사등으로
겨울 농사를 시작하기도 한다.

마늘을 심으려 했던 마음을 접었다.
밭에 다시금 퇴비와 비로와 소독제등을
뿌리고 밭을 갈아야. 하고
비닐을 다시 씌우고 마늘을 심어야 하는데
기계도 없고 빌려서 하자니 부담되고
신세지기도 싫고 일년 농사를 지어보니
먹는거외에 남는 것이 없다.

내년 농사도 마음에서 서서히 접자로
기울고 있다.

지을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 농사가 아닐런지
짓는 사람은 힘겹게 짓고 힘겹게 수확을
하는데, 가져가려는 이들은 그냥 주길 원한다.
그것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가져간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그렇게 주었으니
그것이 당연한게 아니냐는듯

마음으로 기쁘게 나누고 싶지만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하고보니
즐거움보다 내가 왜라는 의문이 나를
멈추게 한다.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면 기쁨이 되었겠지만
"힘들게 왜 농사 지어~사서 먹으면 되는데~"
그러면서 그냥 가져가는 것을 보니 화가 날밖에

그래 나도 사 먹을란다

말만 이쁘게 했어도 그냥 줘도 기뻤을텐데
돈 받고 팔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김치통 네개나 가져와서 사 먹을테니
해 달란다.

그걸 받아주는 와이프

난 김장 안할란다.
그러면서도 오늘 해줘야 할 건 다 해주고 왔다.
내일 양념 버무리고 바르고 통에 넣으면
끝날 일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 알아서 하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주 누이들에게 배추 60포기를
뽑아다 가져다주고 아직 뽑지 않은 고춧대와
구멍이 뻥 뚫린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교체해주면
시골에서의 올해 일은 끝이 난다.

내년엔 농사 포기
내일에 전념해야지

농사 한해 더 지으면
우애고 뭐고 다 깨질 판
그러느니 나도 사 먹는게 편하겠지

농사
아무나 하는게 이니야~
나눌 마음 없으면
손해 볼 마음 없으면
짓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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