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더니 금새 녹아버린다.
꽃샘 추위라도 하려는듯 영하권을
맴돌던 낧씨가 오늘은 물방울이 되어
흫러 내린다.

원주를 다녀 왔다.
하루는 현장을 확인하러
하루는 어머니를 만나러

현장은 작은 변수가 있지만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 시공에 큰 문제는 없을듯 하다.

어머니는 아직 자식과 형제들을 알아보시지만
말이 없어지셨다.

말을 시켜도 빤히 쳐다보고
'아들''동생''좋아서~'등 단답으로
끝이 난다.

어머니의 기억은 어디에 머무르고 겨실까?
20년전?
30년전?
아니면 더 멀고먼 7~80여년전?

가끔은 엷은 미소가 입가에 보인다.
자식들이 재롱아닌 재롱을 보이거나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때 엹은 미소가
어머니의 얼굴을 환하게 한다.

따듯한 시간이 오면 몇번의 외출이
가능할까?
외출을 하면 좋다고 한맏쯤 하실까?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음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하다.
어머니의 막내동생인 외삼촌과
외숙모가 오랜만에 어머니를 보고
같은 마음을 느꼈나보다.
''얼마 남지 않으신듯 하네''
안스러운 눈길로 누나를 바라본다.

완연한 봄이 오면
작은 추억 하나
작은 추억 둘
더 만들어 드리고
내게도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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