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나?

휴대폰도 숨겨두고...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전화벨 소리

''엄마가 집에 없어~''

 

동생이 112에 신고하고

난 원주로 향했다.

 

'따듯하게 입고는 나가셨을까?'

'운동 한다고 나가셨나?'

원주로 가는길 발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원주에 도착해 아파트에 올라가니 누이와 경찰

두분이 집안에 있다.

아파트 관리실 스피커에선 할머니를 보신분

연락을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19층을 올라가 내려오며 복도를 확인하지만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누이한테 냇가 산책로를 찾아보겠다하고

살펴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시장을 가셨나?'

올라오며 골목길을 살피며 아파트쪽으로

가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찾았구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장실에 앉아 계신다.

이미 한차례 실례를 해서 바지는 젖어 있고

얼굴은 추운데서 돌아 다녀서 벌겋게 달아

올라 있다.

''어디 다녀 오셨어요?''

판부 농협까지 갔다가 오셨단다.

2키로 남짓 되려나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어머니를 모시고

행구동 잣순두부집을 찾았다.

''할머니 오셨네~''

어머니가 자주 찾는 집이라 금새 알아 본다.

잣순두부를 시켜드렸지만 고구마투김과 잡채만 드시고

순두부 두어 숟갈 뜨고는 안먹는다 하신다.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소파에 잠시 등을

붙인다.

 

가출아닌 가출은 두어시간만에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요양병원' '요양원'

가족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살아 있음이 감사하고,불 수 있음이 감사해야 하는데

이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 나는 뭐지?

 

정답은 없는것 같다.상황에 따라 대처해 가다보면

웃는날이 더 많았구나

그래도 있어서 행복 했구나.

그렇게 말하게 되겠지,..

 

보고 있어

옆에 있어

말할수 있어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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