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가득하다.
언제부터 농사를 짓지 않았을까?

비내리다 오후에 잠시 비가 그쳤다.
들깨밭에 제초제를 두통치고
토마토가 웃자라 지지대 다시 세워주고
하우스 뒤에 잡초가 무성해 제초기로
풀을 베어주고 나니 4시가 지났다.

이웃에 들러 잠시 이야기 나누고
흑염소전골을 먹으러 생곡에 왔다.

전골을 먹고 밖에 나와 잠시
거닐다 넓은 땅이 풀로 가득한 모습이
보인다.

벼가 익어갈 평원에는 잡초만 무성한 것을
보니 시골의 현실이 새삼 느껴진다.

혹자는
농사나 짓지~
할지도 모르겠다.

올해 처음 농사를 거든다고 뛰어들어보니
시작부터 풀과의 전쟁이다.
요즘 옥수수 수확이 시작됐다.

옥수수가 다 여무니 너구리가 찾아와
하루에 세네그루의 옥수수를 못쓰게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땅속으로는 두더쥐들이 헤집고
다니고 참깨에는 노린재들의 사랑터가 되어
몸살을 앓는다.

들깨밭은 잡초가 무성해 하루종일 풀과
씨름하고 제초제를 뿌린다.

고추는 비로 인해 역병이 올까 방지하기 위해
살충제와 섞어 농약을 친다.

풀로 인해 농사를 지으러 왔다가 1년만에
포기하고 가는 이들이 허다하다니
결코 농사가 쉽지 않음을 알겠다.

일을 하다가도 견적을 넣기위해
현장을 방문하지만 저렴한 시공만을
원하는 탓에 경비만 낭비되기 일쑤다.

인건비 상승
부자재비 상승
운임도 상승
식대도 상승

견적은 몇년째 그 단가

일이 많이 없다보니 덤핑도 불사하고
공사를 하는 사람도 많지만 부실시공과
사고의  위험이 끊이질 않는다.

이제는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 이들도
없고 언젠가는 더 큰 인력난에 시달리지
않을까?

내가 하는일이 농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은
정성이 들어가야 제대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상반기 부가세를 신고하고
사진을 보다 많은 생각을 한듯하다.

내일도 비가 많이 온단다.
하지만 농사일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고추는 익어가고
옥수수도 여물어 간다.

장모님 하시는 말씀이
넘 농사짓듯 하면 안된다
매일 돌봐야 하는게 농사다.

그러니 농사 못짓는다 소리가 나온다.
가족들 먹는 것만 나오면 된다고 볼멘 소리를
해본다.

돈이 되지 않는 농사
올해만 해야할까?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 주의  (0) 2024.08.02
비계해체  (0) 2024.07.29
하루  (0) 2024.06.10
비 오는 날엔  (0) 2024.05.11
너도 밤나무  (2) 2024.05.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