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 마음은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차로40여분 남짓 시간을 달려가면 그곳에 어머니가 계신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갑게 맞아 주시고 감자라면 박스도
들고 나오고 주섬주섬 먹거리들을 챙기려 하신다.
"어디 가시게요?"
"여행가서 끓여 먹어야지~"
"잠시 나가서 점심 먹고 바람 쐬고 올건데요."
그러며 어머니가 꺼내놓은 물건들을 제자리에 돌려 놓는다.
그러면 어머니는 의림지를 가자고 하신다.
도착과 함께 다시 집을 나서고 의림지를 향한다.
"왜 의림지가 가고 싶어요?"물으면
"국민학교 4학년때 의림지 소풍을 갔는데 의림지가
얼마나 컸는지 하늘과 맞닿아 있는거 같아 놀랬어"
라며 11살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 가신다.
치악재를 지나가며 치악산의 경치를 보고 좋다하고
"아범이 힘들면 안가도 돼, 내가 보고 싶은게 아니고
아범 밥 사줄라고 그러지~"
운전하는 아들이 힘들까 걱정을 하신다.
내려가는 동안 이정표를 읽으며
"32키로면 아직도 80리나 남았네 "
숫자 계산을 한다.
간판을 보고
"뮈여?"
"뭐여?"
궁금해 하신다.
가는 동안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바깥 세상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두눈에 담고 물으며
궁금증을 풀어 간다.
의림지 초입엔 화장실이 있다.
의림지 도착후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화장실이다.
나이가 들면 참지 못하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생리현상이다.
때로는 참다가 실수를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아직 정신이 온전하다보니 수치심과 모멸감이 당신을
힘들게 하나보다.
그럴때면 삶에 대한 의지 또한 꺾여서
"죽었으면 좋겧는데 죽지도 않아~"
"옥상에 올라가 확 뛰어 내렸으면 좋겠다."
라는 말로 자신을 괴롭힌다.
어쩌면 20년후의 나의 미래,내 아내의 미래
그리고 몇십년후 내 자식의 미래 일수도 있다.
어머니의 마음속 그 힘든 시간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내가 겪어보지 않았기에
무심코 지나쳤는지, 아니면 무관심 이었는지
이제 조금 이해의 시간을 갖게 되고
돌봐드려야지라는 작은 마음이 발동되기
시작 한건지도 모르겠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려 한다.
의림지에 내려오면 12시에서 1시 사이
화장실을 들리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이
코스처럼 되어 있다.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