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은 주말이면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문경에서 충주로 넘어가는 문경새재
도란 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려 오는 듯 합니다.
봇짐을 지고 웃음꽃을 피우며 미래를 꿈꾸는 보부상들
명예와 권력을 가지고픈 꿈많은 청년들의 과거 보러 가는 길
산길을 넘기전 주막에 머물며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주고 받으며
탁배기 한잔을 걸치며 호탕한 웃음과 근심을 나누었을 사람들
나무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까요?
새소리를 들으며 청운의 꿈을 품고 갔다가 금의 환양하는 소년
또는 실의에 빠져 죽음을 생각하며 넘었을 문경새재.
옆지기와 함께 두어 시간 오르다 내려오며 느림의 미학을
조금은 깨달았던 길입니다.
집에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기에
산길에서의 대화는 마음을 열게 만들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오솔길을 천천히..천천히
걸어 보세요~
아무것도 없던 발밑으로 수많은 생명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잡초로 보였던 수많은 풀들이 제각각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것을
바위에 앉으면 바람소리,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춤추는 소리..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나를 감동시키고
나의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 줍니다.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 보면
실망을 하게되곤 합니다.
몇년전만해도 오지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을 간직했던 곳들이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인공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해가는 것을 볼때마다
아쉽다..아쉽다..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지는 주차장,먹거리 가게들..
조금은 멀리서 차를 주차시키게 하고..
조금은 멀리서 먹거리를 먹게 하고..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들은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할 수는 없는지..
길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걷고 싶은 길..
걸으면 힐링이 되는 길..
그런 길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