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사랑'

산아이 2018. 6. 7. 00:02

 

'사랑'

어제의 일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오늘이 되어 다시 얘기하면

처음 들으셨다는듯

어제 하셨던 얘기를 다시 하신다.

 

언제부턴가

전화를 드리면 똑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어머니를 대하게 된다.

 

'힘들지?'

'나이 더 먹기전에 그만 두면 안되니?'

'더운데 얼마나 힘들어?'

'내일 모래 갈께요~'

'얼굴 보면 나야 좋지~'

'내가 밥 사줄께 밥 먹으러 가자'

 

이젠

다른 생각을 하시기도 힘겨우시나보다.

당신의 감정에 기복이 심해지고

그 감정이 격해지면 욕을 하고

그러다 뛰어 내려 죽고 싶다.

망치로 머리를 깨고 싶다.

격한 표현도 자주 하신다.

 

함께 하지 못함에 그 외로움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외로움과 더불어 찾아오는 무기력감.우울함

그것이 병이 시작되었음을 너무 늦게 알았다.

 

자주 먼산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

어떻게 그 마음을 헤아릴까

 

알츠하이머,혈관성치매

우울증

위험인자들이 어머니를 삼키고 있다.

 

어제라는 단어가 이제는 잊혀진 단어가 되어가고

옛기억들이 머릿속에서 하나 둘 왜곡되어 가고

자신의 마음이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

바지에 실수를 하고,씼는 것도 잊고

음식이 상한것도 제대로 분간을 못한다.

 

5남매도

어느새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되고

딸들이 지극 정성 돌보지만

그 아픈 비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성은 멈추질 않는다.

 

편안함이,행복함이

당신 마음을 가득 채웠으면

 

바람이 분다.

어머니 마음에도

자식들 마음에도

그 바람이

따듯한 봄바람이 되어

어머니도

자식들도

함께 웃으며 맞이하는

훈풍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