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세월
산아이
2021. 2. 26. 01:52
너와나의 팽팽한 젊음은
이제 마음에만 있는듯 해
산을 탈때면 다람쥐 같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이젠 백미터만 올라가도
숨을 헉헉 거리니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말을 실감하곤 해
계절이 바뀌면 다시 산을 탈테고
며칠간은 또 헉헉대며 힘겨워 하겠지
그러고나면 다시 산행이 즐거워질테고
다리에 힘도 올라올거야
그러면 나왔던 배도 다시 들어가기 시작할테고
가쁜숨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
근데 세월 참 빠르다.
엊그제 같았던 일들이 이젠 기억을
끄집어 나지 않으면 생각나지 않으니
그걸보면 이젠 늙어가는구나 생각할밖에
주름은 늘어가고 머리카락은 가늘어지며
줄어들고 기억력은 점점 떨어지고
그리움은 늘고 불같은 성질은 죽고
인내력은 점점 늘어만 가니
그것이 세월이겠지?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한도 많아진다는 것일거야
쉼이 많은 겨울
이제 기지개 크게 켜고
봄 맞으러 가야지
아지랑이 피어나는 들판에
냉이 지천인 밭에
고랑 만들어 옥수수 심고,
들깨 심고, 콩 심고
그렇게 또 세월을 낚아야지
세월아
함께
가자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걸음으로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