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세상

어머니의 세상은 단순해

산아이 2020. 10. 3. 00:15
추석
어머니와 함께 추석을 맞이 했다.
요양보호사인 동생은 시댁으로 하루전에 출발하고
아내와 내가 그 자리를 지킨다.
잇몸치료 때문에 죽외에는 드시지 못하시기에
우리도 음식 준비를 하지 않고 을씨년 스러운
추석을 맞이 했다.
아침 7시
어머니의 기저기를 바꿔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 한다.
허리를 다치신 이후로 스스로 걷지를 못한다.
보조기를 사용해도 발걸음 뛰기가 쉽지 않다.
침대에서 두손을 잡아 일으키고 발을 두세번
끌어 보조기를 잡게하고 일으켜 드리고
뒤에서 잡아 주어야 발걸음을 뗀다.

식탁까지 여섯걸음 남짓
의자에 앉으면 사과 갈은것 반쪽
두유 영양식에 단백질 한스푼
20여분의 식사가 이루어 진다.

식후 양치,식염수 가글
그리고 양약 복용
그리고 앉아서 티비 잠시 보시다가 보조기 의지해
침대로 이동해 자리에 눕는다.
누우시면 티비를 보시거나 돌아누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인기척이 나면 고개를 들어 쳐다보시고
다시 눕는다.
옆에 앉으면 한두마디 하시곤 다시 돌아 눕는다.

치매에 하반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불편함
그 불편함을 잊고 사신다.
4시간 정도의 텀을 갖고 기저기를 확인하다
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반쯤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빼려고 하니 아프다 하신다.
이젠 창피함도 잊었다.
물티슈로 닦으면 차갑다 하면서도 잘 참는다.

그러다보면 점심시간
죽을 따듯하게 해서 드리면 몇수저 뜨고
먹기 싫다 한다.
이거 다 먹어야 두유 준다 하면 또 수저를
들어 두어 숟갈 먹고 투정
두세번의 실강이를 하면 한공기를 비운다.
그리고 두유영양식에 단백질 한스푼,양치,약

똑 같이 반복되는 저녁
잠들기전 기저귀 갈기
그렇게 하루가 간다.

불과 몇개월만에 자리 보전하는 몸이
되어 버린 어머니
당신이 아프다는 걸
잊고 내가 잘 챙겨 먹어야 너희 고생 안시킨다는
말로 위로를 한다.

당신의 시간은
어디서 멈춰 있을까?

그 속 마믐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지고 있을까?

자식 앞에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그 마음을 자식들은 얼마나 이해할까?

스스로 뒤 돌아보며
이슬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