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은?
의림지
홍천에서 원주로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코스가 되었다.
어머니의 고향,그리고 나의 고향
의림지로 가는길이 그리움의 길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단풍이 물든 치악산 옆을 지나며 '좋다~좋다'하신다.
운전대 위에 올려진 내손을 한번씩 잡으며
''나 때문에 아범이 고생한다.미안하다''를 수없이
반복 하시며 말씀을 계속 하신다.
그러다가 ''미안하다.운전 하는데 조용히 할께''
하시면 ''괜찮아요~얘기 하세요''하며 어머니 기분을 맞춘다.
의림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화장실을 찿는다.
이제는 참는다는 것이 힘들어 지시다보니 이젠 어딜 가더라도
화장실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화장실을 나와 밥을 먹자 하신다.
바로 옆 두부집에 가니 신발이 가득하다.
싫다고 다른데 가자신다.
위로 올라가다 보니 곤드레밥집이 보인다.
곤드레 정식을 시키고 솥밥이 나와 퍼드리니 간장을 넣고
비벼 한숟갈을 드신곤 숟가락을 내려 놓으며 밥이 뜸이 덜 들어서
안먹겠다 하신다.
솥에 물을 부어놓은 누룽지를 긁어서 드리니 한숟갈 들곤
안드신다 하신다.
이젠 외식을 하면 식사를 거의 하질 않으면서도
밥 먹으러 가자 하신다.
가게에서 두유 한병을 사서 드리니 뜨겁다 하시면서도
반병을 드신다.
조금 식혀 드리니 나머질 다 드시곤 가자 하신다.
치매
어머니의 증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방금 전에 한말을 잊고 또 하고,또 하고
단기 기억상실 이라해야겠지~
그 빈도가 많이 심해졌다.
어쩌면 어머니가 찿는 의림지는 지금의 의림지가
아닌 어린날의 의림지가 아닐까?
차에서 내려 산책을 하자니 바람이 분다.
어머니에게 찬바람이 안 좋으니 드라이브나 하자 하니
화장실을 또 찾으신다.
화장실을 나와 차에타고 영월 주천쪽으로 길을 잡았다.
도로옆 경치를 보며 십여분 남짓 또 화장실을 찿는다.
주천 한반도 농협에 들리고,5분후 주유소
그리고 십분후 치악산
외출을 하시기엔 화장실 이용횟수가 잦아졌다.
반복되는 이야기,처음 하는 말처럼 하시는 말들이
어머니의 정신 세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어
상태를 짐작케 한다.
가끔 바지에 실수를 할때면 수치심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시며 기분이 완전히 가라 앉는다.
이젠 당신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
그에 따른 분노
자식들이 힘들어지는 이유 이기도 하다.
자식들이 오면 찾아가는 의림지
도착하면 하도 많이 봐서 더 볼게 없다 하고
그 다음에 가면 의림지가면 좋지 하시는 분
언젠가는 어머니를 추억하며 찾아가게될 것 같다.